-
아베 사망의 파급효과경제 2022. 7. 10. 18:47
1.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기 시작함.
2. 돈은 리스크가 같다면 수익이 높은 곳으로 몰려다니는 속성이 있음.
3. 어느 나라든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수준으로 금리를 따라 올리지 않으면 국내에 들어온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게 됨.
4. 한국은행이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를 따라 올리는 이유이기도 함.
5. 일본은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려도 금리를 따라 올리지 않고,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을 씀.
6.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은 일본은행이 무제한으로 국채를 지정가에 매입해서 강제적으로 금리를 누르는 정책을 말함.
7. 주식으로 생각하면, A 기업 주식을 은행이 무조건 1주당 만 원에 사준다고 가정하면, A 기업에 엄청난 적자가 발생해도 어차피 은행이 1주당 만 원에는 사준다고 하니, A 주식의 가격하단은 1주당 만 원에 고정되는 것임.
8. 국채도 마찬가지임.
9. BOJ(일본은행)는 10년 물 국채를 0.25% 금리에 무제한으로 사는 지정가 매입 오프레이션을 운용하며 국채 금리를 누르고 있음.
10. 일본은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않고, 일본 10년 물 국채는 제로금리에 가까운데, 미국은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Fed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올리기 시작함
11.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해 봤자 이자도 거의 붙지 않는 일본 국채를 사는 것보다 미국에 운용하는 게 당연히 나은 것임.
12. 일본 내부자금 일부와 글로벌 자금들이 일본에 투자했던 돈은 현금화되는 대로, 엔화를 달러로 바꿔서 일본을 빠져나감.
13. 뭐든 흔하면 싸지고, 귀하면 비싸짐.
14. 달러가 일본에서 빠져나가니 달러는 귀해져 비싸지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것임.
15. 일본도 하고 싶어서 지정가 매입 오프레이션을 운용하는 것은 아님.
16. 아베 시절 경기부양을 위해 무제한급으로 발행했던 국채들이 문제임.
17. 일본 사이트에 실시간 일본 국가부채를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고, 현재 일본의 국가부채는 1,215조 엔임.
18. 어마어마한 부채 규모지만, 지금까지는 국채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워서 이자 부담 이슈는 거의 없었음.
19. 하지만, 국채금리가 1.1%까지 오르고, 지금처럼 국채 증가 속도가 유지된다면 2041년이 되면 일본 국민이 내는 세금 100%를 국채 이자를 내는데 써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는 것임.
20. 일본은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따라서 금리를 올리기는 힘들고, 엔저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였음.
21. 아베가 사망하며 상황이 바뀔듯함.
22. 아베는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우며 총리에서 물러났지만, 아베,아소다로,아마리 3명을 3A라고 부를 정도로 최측근이었던 아마리를 당의 넘버 2인 간사장 자리에 앉힌 후, 배후에서 최대 파벌을 관리하며 상왕 행세를 해옴,
23. 아베는 "일본의 국가 부채 1,000조 엔의 절반은 일본 은행이 사주고 있다. 일본은행은 정부의 자회사이므로, 부채 만기가 오더라도 상환하지 않고 차환하면 된다"라고 발언하며 확장 재정의 유지와 엔화 약세를 통한 수출 경쟁력 재확보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표명하기까지 함.
24. 현 총리인 기시다는 아베 정권에서 가장 오래 외무대신을 지내며 아베의 측근으로 분류됨.
25.작년 말 9개월간 임시총리가 물러나고, 정식 총리 선거에서 기시다가 승리하자 슬슬 본인의 색깔을 내기 시작함.
27. 1955년 이념이 다른 두 보수세력이 연합하여 자민당을 창당함. 한쪽 세력은 정부 개입형의 경제운영, 한국과 대만 등 반공 아시아 국가와의 협조 중시, 헌법개정을 통한 군사력 회복 등을 중시하는 매파 세력이었고, 다른 한쪽은 시장 중시의 경제운영, 중국과의 협조, 평화 헌법의 유지를 중시하는 리버럴 세력이었음.
28. 아베는 매파 세력이었고, 기시다는 리버럴 세력 쪽이었음.
29. 기시다는 아베 밑에서 외무대신을 장기간 역임할 때 아베의 정책을 수용하고 따라가는 태도를 보임.
30. 작년 말 총리 당선에 성공한 기시다는 이때부터 적극재정(무제한 돈풀기)을 강조하는 아베와는 달리 재정건전성 확보를 주장했고, 아베의 측근으로 방위비 증액을 주도해온 가즈히사 방위성 사무차관을 퇴임 시켰으며, 아베가 반대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외무상에 친중파인 하야시 임명을 밀어붙이는 등 리버럴 세력이 주장하던 동북아 평화모드 확보와 친중 스탠스를 강화해 왔음.
31.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푸틴이 핵 위협을 서방에 하는 모습을 보이자, 아베는 "미국의 핵 공유도 논의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피력했고, '비핵'을 정치 신념으로 삼고 있는 기시다 총리는 즉시 핵 공유 검토를 부인하기도 함.
32 아베와 기시다 총리 사이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임..
33. 이렇게 현 총리와 아베 파벌의 정책 방향성이 다른 모습을 보이자, 당내 주도권 장악을 위한 두 세력 사이의 파벌싸움 분위기가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하던 시점에 아베가 사망한 것임.
34. 아베가 사라져서 아베 파벌의 구심점이 해체 된 바, 기시다 현 총리는 자기 정책을 밀고 나갈 여지가 생겼고, 평소 이야기 해오던 적정 수준의 금리 인상과 엔화 가치의 정상화를 슬금슬금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짐.
35. 변수는 아베에 대한 동정여론임.
36. 노관심이었던 7월10일 참의원 선거가 재주목될것임.
37. 아베 사망으로 동정표가 몰려서 개헌까지 가능한 164석을 자민당이 가져갈 수 있을것인지와 기시다총리쪽과 아베쪽 후보가 어느정도 비중으로 당선될 것인지가 볼만할듯함.
38. 당장은 아베 사망의 동정표 집결로 아베 파벌의 힘이 유지될지 모르겠지만, 기시다 총리가 재선된 초기라 힘이 짱짱하니, 저금리, 저환율, 무제한 돈풀기의 아베노믹스가 유지될 확률보다는 금리 인상과 엔저 탈피, 재정건전성 확보 같은 기시다식 경제 운용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듯함.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재생 에너지와 테슬라 (0) 2022.07.21 중국 완다그룹 부도설의 뒷 이야기 (0) 2022.07.12 조선업에 수퍼사이클이 오는가? (0) 2022.07.05 TSMC의 3나노 근황 (0) 2022.07.04 조선업과 LNG추진선 근황 (0) 2022.07.01